슈베르트의 즉흥곡을 연습한다!
Sidsel Endresen & Bugge Wesseltoft - Try
겨울이 되면 북유럽에 대한 로망은 더욱 커져만 간다. 겨울 중 가장 추운 세 달을 작은 스튜디오 빌려서 살고 싶다. (4월부터 6월까지가 제일 쾌적하게 추우면서 살기 좋을 것 같다만.ㅎ)
노르웨이 혹은 아이슬란드의 이름 모를 도시에서 지내보고 싶다. 2주쯤은 오로라 보러 자연으로 여행을 떠나고, 나머지 기간은 중소도시의 작은 방에서 생활하고 싶다.
10시쯤 눈떠서 책 읽다가 식사하고 일상생활을 조금 하고, 18시쯤엔 밤을 보낼 준비를 시작하는 거야. 집에서 혼자 보내든, 공연에 다녀오든, 선명하고 밝은 색에 무늬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미니멀한 그런 옷을 입을 테다. 0시엔 따스하고 부드러운 파자마로 갈아입은 뒤 콧등에까지 닿는 큰 머그컵을 두 손으로 쥐고 따뜻한 뭔가를 마셔야지. 이런 음악은 혼자 서서 듣고 싶기도 하고, 체온을 나누며 편히 누워서 듣고 싶기도 하다.
안개
오후 세 시, 수업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안개가 공기 전체에 옅게 퍼져 있었다. 학교 쪽만 그런가 싶었는데 집 쪽 동네도 그랬다. 안개 낀 공기가 햇빛을 이상하게 머금어서 주황빛과 보랏빛이 섞여 보였다. 아주 예뻤다.
그런 풍경에는 Apocalyptic이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Caspar David Friedrich의 그림이 생각나는 날이었다. Makes me wanna die 를 같이 들으니 좋다.

<Monk By The Sea>, 1809-10

<Cloister Cemetery In Snow>, 1817-1819
이건 좀 환상적이고 밝네.
나머지 그림들은 <Moon rising -혹은 Twilight-을 보는 사람들> 이라는 제목. 비슷해 보이는데 변주된 시리즈들도 많다. 등장인물이 남자 둘이었는데 남녀 둘로 바뀐다든가, 구도가 조금 달라진다든가 그런 것들. 프리드리히의 그림은 봄, 여름보다는 가을, 겨울과, 새벽녘과 아침보다는 황혼녘과 밤과 가깝다.


Apocalypse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뭔가가 휩쓸고 지나가 인간, 동물이 없어진 풍경을 우선 떠올리게 된다. 그런 상태에는 ‘깨끗해졌다’는 말이 어울린다고도 생각한다. 쓸쓸하다기보다는 마음 한켠이 미묘하게 따뜻해지는 것이다.
프랑스 서남부 생 장 피에 드 포르에서 스페인 북서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걸어갔었어요.

